닛코를 가보지않고 일본의 아름다움을 논하지말라.
라는 격언 아닌 격언이 있을정도로 유명한 닛코. 그 언젠가 한번쯤은 와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이번 도쿄근교여행의 목적지로 손색이 없어서 이번에 도치기현의 닛코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도쿄에서 약 2시간여 정도 기차를 타고 도착한 닛코는 8월의 햇살을 받아
뜨겁지만 시원하게, 그래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닛코의 세계문화 유산들을 차례대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닛코에 가기위해서 이른아침 신주쿠역으로 향했다.
JR 야마노테센을 타고 고탄다역에서 JR을 타고 신주쿠역으로 향했는데, 닛코로 가기위해서는
아사쿠사의 '도부철도'를 이용하거나 신주쿠역의 JR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JR패스를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적은 편수로 운행하는, 하루에 몇대 운행하지 않는 닛코행 기누가와에 탑승하게 되었다.
닛코특급 기누가와같은경우에는 신주쿠역에서 닛코역으로 향하는 특급열차중 하나로, 전석이 지정석이어서
처음에 자유석으로 모르고 탈뻔했다가 , 급하게 다시 지정석을 예약하고 다시 탑승하게 되었다.
열차를 놓치게 되면 일정이 꼬일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고 빠르게 예약을 하고 열차에 탑승을 할 수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2시간 반정도 열차를 타고 달려서 도부닛코역에 도착하였다.
도부철도와 JR이 레일을 공유하는곳이어서 그런지, 플랫폼은 JR인데 실제 역사는 도부닛코로 되어있어서
뭔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열차에서 내리니 마침 또 아사쿠사로 향하는 닛코특급 스페시아가 대기중이었다.
목조건축물 형식으로 만들어진 도부닛코역과, 한여름의 푸른 하늘이 정말 오늘 여행은 날씨만으로도
대성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닛코는 난타이산을 중심으로 험준한 산지가 펼쳐져 있고, 그곳에 각종 산지를 비롯한
추젠지와 같은 거대한 호수, 아케치다이라와 같은 넓은 평원, 센조가하라와 같은 고원습지,
오쿠닛코같은경우에는 온천 료칸이 잘 발달되어있어서, 취향에 맞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나같은경우에는 닛코역과 추젠지온천간을 왕복하는 버스티켓을 구했는데, 2000엔이라는 가격으로
다양한 버스를 이틀동안 승차할 수 있는 패스로, 당일치기에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버스를타고, 먼저 닛코의 세계문화유산들 (도쇼쿠, 다이유인, 후타라산신사,)을 구경하기 위해서
세계문화유산투어의 초입에 다다랐다.
그곳에는 신계로 통하는 다리인 신교가 서있었다.
<신교>
일본의 신사에가면 붉은색으로 잘 칠된 다리가 놓여있는것을 항상 구경할 수가 있는데,
이것은 신계와 인간계를 구분하고 이를 연결해주는 다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닛코같은경우에는 산 전체가 신사로 지정이 되어있기때문에, 이렇게 세계문화유산의 초입에
커다란 다리가 놓여있어서, 신계와 인간계를 구분하기 위해서 다리가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내고 입장하면 다리 위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간단하게 사진으로 구경하고 다시 위로
올라가기로 했다.
추젠지에서 흘러내려오는 정말 맑은물이 정신마저도 번쩍 들게 했던것 같다.
<쇼도 쇼닌>
세계문화유산이라고 쓰여져 있는 바위로된 현판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쇼도쇼닌의 동상이 보인다.
쇼도 쇼닌은 닛코의 설립자로 알려져 있으며, 766년에 린노지의 전신인 시혼류지를 세웠다.
각고의 수행끝에 782년에는 난타이산의 정상에 추젠지를 세우게 되었고,
817년에 열반에 들게되었다. 죽은후에 그는 카이잔도에 사리를 봉함하였는데, 이는 현재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고 한다.
<산부츠도>
닛코에서 가장 큰 사찰인 산부츠도는 닌메이천황의 명에 의해 지카쿠대사에 의해 세워졌다.
이 건물은 천태종의 건축양식을 잘 대표해주는 희귀한 건물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3개의 불상이 안치되어있다고 하여 이름이 지어진 산부츠도안에는
천수관음과, 아미다불상, 그리고 마두관음이 안치되어있다.
이는 3개의 성스러운 니코의 보물로 잘 알려져있다.
<소린토>
소린토라는 불탑은 에도막부의 3대쇼군인 이에미쓰의 명령으로, 지겐대사가 1643년에 만든 탑인데, 이는
교토에 있는 히에이산의 그것을 본따 만든것이라고 한다. 15미터의 높이와 3미터의 둘레를 가진 거대한
이 탑은 마치 일본식 목탑위의 장식과도 비슷한 모습을 띄는데, 내부에는 1000개의 경전이 들어있다고
한다. 소린토는 무엇보다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인 동조궁의 액운을 떨쳐내는 일종의 관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닛코 동조궁>
산부츠도를 지나 조금 걸어올라가니, 사실상 닛코 세계문화유산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도쇼구 (동조궁)의 입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인 동조궁은 에도시대에 전국에 수십 수백개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곳이 바로 그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쇼군이 될 지 안될지 몰라 불안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자인 도쿠가와 이에미쓰는, 자신을 정이대장군
(세이이타이쇼군)에 오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거의 신과도 비슷한 급으로 받들어 모셨기에,
일본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곳이라고 하는 지금의 도치기현 닛코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인 동조궁와 묘지를
만들어 놓고, 참배하도록 하였다.
동조궁의 입구에 서있는 오중탑은 부처의 가르침을 봉함하기 위해 지어진 탑으로 다이묘 타다카츠 사카이에
의해 1650년 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1815년에 화재로 전소되어 4년후 타다카츠의 가문이 다시 재건하였다고 한다.
오중탑의 높이는 34.4미터로, 일본의 어느 사찰에 있는 탑들보다 거대하며 화려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쇼구로 들어가는 티켓을 끊고, 천천히 경내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에도막부의 창시자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리기위한 사당. 그 수많은 사당들 중에서도 총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동조궁의 모습은 과연 당대 모든 다이묘들의 충성을 시험하기 위해 최대한 거대하고 화려하게
쏟아부운 듯한 느낌이 강했다. 그만큼 화려하고, 햇빛에 반사된 도쇼구의 금박장식들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도쇼구의 명물중 하나가 이 산자루 , 세마리의 원숭이라고 할 수 있다.
안좋은것은 듣지도, 말하지도, 보지도 말라는 천태종의 가르침을 원숭이를 통해서 표현하였는데,
이 형상은 태국에 갔을때 골든마운트 (왓 사켓) 에서도 본적이있어서, 불가에서의 가르침이 통용되는건가
싶기도 했다.
가쓰시게 노베시마가 봉헌하여 만들어진 삼신고는 일종의 창고로, 약 1200여개의 갑옷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지붕은 중국의 건축 양식으로, 처마에는 잉어가 조각되어있다.
이 구역을 지나고 나니 비로소 도쇼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요메이몬 (양명문) 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념사진도 촬영이 가능한 닛코 도쇼구의 입구에 서있는 도리이.
청동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도리이를 지나면 요메이몬이 나타나게 된다.
화려한 장식들로 치장되어있는 요메이몬은 에도시대의 문화들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으로 향하는길 앞에 놓여진 요메이몬은 다른말로 "sunset gate" 라고 불린다고 한다.
현판의 글씨는 고미즈오천황이 직접 썼다고 한다. 실제로보면 햇빛을 받은 금박의 장식들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어, 당시의 도쿠가와의 가문의 위세가 얼마나 엄청났는지 짐작이 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엄청난 문화재를 긴 시간동안 잘 보존해온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멀리서 보면 화려함과 규모에, 가까이서 보면 그 정교하고 섬세함에 압도되는 건축물이었다.
흰 장신구들로 장식되어있는 당문 (카라몬)은 도쇼구의 두번째 문으로, 요메이몬과는 다른느낌의
화려함을 볼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중국을 당 이라고 칭했는데, 중국의 승려가 직접 현판의 글씨를
새겨넣었다고 한다.
화려한 건물들을 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일본 전국시대의 3명의 영웅이었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품을 빗대어
울지않는 새를 울게 하기 위해
노부나가는 새를 죽여버리고
히데요시는 새의 입을 찢어버리고
이에야스는 새가 울때까지 기다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개인적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너구리 같은 이미지로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큰아들이 할복하는것을 지켜보고, 동쪽의 변방으로 쫒겨나다 시피 떠밀려가면서 결국에는 천하의 대권을
손에 쥔것을 보면, 기다림과 인내심이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일종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제 도쇼구를 지나서 후타라산 신사 쪽으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닛코 후타라산 신사>
신사로 가는길은 거대한 석등과 그보다 더 거대한 삼나무들이 길고 곧게 뻗어있었다.
후타라산 신사의 입구.
사실 닛코의 후타라산 신사는 산 전체가 신사로 지정되어있기 때문에, 지금 구경하는곳은
신사의 일부라고 한다.
입구에는 이렇게 일본의 신사와 같이 거대한 도리이가 세워져있다.
이 건물은 848년 지가쿠 대사에 의해 세워진 건물로, 교토의 히에이산에 있는 신사를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건물 내부에는 지혜의 관을 쓰고 있는 아미타 부처의 모습이 놓여져있다.
후타라산 신사에서 내려다본 후타츠도는 지가쿠 대사가 지은 건물로, 중국과 일본의 건축양식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곳이다.
후타라산 신사를 지나 이번에는 이에야스의 손자인 이에미쓰의 묘소가 있는 타이유인으로 향하기로 했다.
<린노지 타이유인>
에도막부의 3대 쇼군인 이에미쓰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이 묘지는 이에미쓰 사후 1651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고코메이 천황이 이에미쓰의 법명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타이유인인 것이다.
쇼군의 뜻과, 성직자들의 뜻에 따라 1653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타이유인의 메인 출입구가 바로 니오몬이며,
문의 양 옆으로 사천황상이 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구리로 만들어진 지붕으로 되어있는 타이유인의 우물은 토쇼구의 디자인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점에서
국가중요문화사적으로 지정되어있다. 천장에는 용의 형상이 그려져있는데, 야스노부 카노는 닛코의 사원들 중
가장 훌륭한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져있다.
타이유인의 니텐몬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을 지나가면 요메이몬만큼이나 화려한 모습을 가진
니텐몬이 자리잡고 있다. 고미즈오 천황에 의해 씋여진 니텐몬이라는 글씨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향한
이에미쓰의 존경심을 담았다고 한다.
타이유인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인 야샤몬을 지나면 비로소 타이유인의 메인 건물들이 나타나게 된다.
봉황이 새겨진 카라몬은 도쇼구에서도 볼 수 있어지만, 다이유인의 그것은 상당히 절제되어있고
소박한 모습이 특징이다.
정교하게 장식된 나무조각들이 인상적이다. 중국의 사찰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것들이
닛코에 있는 사원들에 상당히 많다
린노지 타이유인의 메인건물인 본당 역시 화려한 금박으로 장식되어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만큼은 아니지만, 이에미쓰 역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쇼군이었던것 같다.
이에미쓰의 묘소로 향하는 길에 있는 관문인 코카몬의 모습도 굳건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장식되어있었다.
닛코의 세계문화유산들을 쭉 구경하면서 느낀것들은 당시의 에도막부의 위세와 영향력,
기존의 일본의 다이묘가 지은 사찰과는 차원이 다른 화려함이 눈길을 끌었다.
종교와는 상관없이 이런 건축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일본에 오면서 생긴것같은데
교토와는 다른 느낌의 일본스러움이 바로 닛코의 매력인것 같다.
다음 일정이었던 아케치다이라로 향하기 위해서 버스를 타는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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